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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6-07-15 12:05 조회3,07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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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사랑
 
             강선영 



채색한 하늘은 


가난한 마을 어귀에서도 


저렇게 설레는구나, 연신 


꼬집어대는 바람은 


계절의 빈터에 나를 내려주고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에 


내내 갇혀 휘파람만 날리니 


갈잎들의 생채기 어루만지며 


오늘, 바라만 봐도 허기 거두어 줄 


휘어진 가지들을 목에 두르고 


삶의 공터에서 메마른 세상을 


껴안았지, 그래 여름동안 익어버린 얼굴 


누우런 길섶에다 닦아보아라 


속태운 잣나무 열매 저절로 굴러 


산등성이마다 간지럼태워 


얼굴 붉어진 가을은 아직도 


나를 껴안고 있구나 

   

  

강선영원장의 칼럼 중에서 발췌..... 


이 시는 지루하고 오래도록 이어졌던, 그 힘들고 고단한 한 여름 같았던 암울한 삶을 뒤로하고, 하나님의 치유의 은총과 크나큰 사랑을 깨달았던 그 해 가을에 쓴 시이다. 하나님의 사랑이 강렬하게 나를 감싸고 성령의 빛이 나를 뒤덮을 때 나는 밤마다 잠들지 못하고 감사의 시를 썼다. 아마도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사람이었던 다윗도 이렇게 하나님 사랑에 대한 격정으로 잠을 못 이루고 시를 쓰지 않았을까 싶다. 너무 마음이 뜨거워 새벽에도 한밤에도 잠들지 못하는 심정을, 하나님의 치유와 사랑의 은총을 누린 사람은 알 것이다.

우리는 다윗의 시편에 무수히 녹아 있는 하나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와 의존과 사랑을 보게 된다. 그 시어들 속에 누누이 표현되어 있는 사랑과 감격과 절규들... 그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토로가 그 숱한 고난과 절망의 상황에서 다윗을 일어나게 했던 또 다른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나는 극심한 가난과 역기능의 가정과 원가족의 절망과 고통 속에서 내 영혼을 갉아먹는 듯한 통증을 날마다 느끼며 살았다. 깊은 생채기는 치유되지 못해 짓물러 고름이 흘러나오고 잔인한 고통이 뼈마디마다 새겨지는 듯한 길고 긴 시간이 끝없이 이어졌었다. 그 속에 구원의 여망은 없어 보였다. 정서적 심리적 신체적 학대와 버림받음의 감정이 인간의 원초적인 고독과 더불어 나의 삶을 온통 헤집어 놓았고, 늘 혼자였고 작고 병약한 어린아이였던 나는 오랜 시간 두려움과 불안에 떨며 죽음 속으로 떠내려가고 있었다. 그 시절에 나와 내 주위는 온통 흑암과 절규만이 있었다.

오랜 고통의 시간이 서른 몇 해나 흐른 후에 나는 빛 가운데로 인도되었다. 나는 나의 고통의 일기장을 고스란히 드러내어 책을 쓰려고 준비 중이다. 나는 지금도 말씀을 전할 때나 강의를 할 때, ‘나의 적나라한 이야기’를 숨김없이 이야기하곤 한다. 수많은 사람이 위로를 받았고 하나님의 치유의 은총을 경험하는 것을 보며 나는 나의 부끄러운 이야기들을 세상에 내어놓기로 하나님과 약속을 하고 말았다. 

순식간에 책의 주제와 목차를 적어놓고 나서 나는 숨죽이며 기도하고 있는 중이다. 나의 고통의 정도가 너무 심하여 나는 이 책을 쓰는 동안 몇날이고 몸부림치며 울어야 하기 때문에 나의 마음의 짐이 심히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단 한 사람이 이 책을 통해 구원을 얻을 수 있다면, 단 한 사람이 자신의 무거운 짐을 주님 앞에 가져다 놓을 수 있다면, 나는 나의 수고를 전혀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처음으로 하나님의 사랑을 느꼈던 그 가을을 잊을 수 없다. 가을이 와도 죽음과도 같은 고독만을 느꼈던 나는 가을 안에 충만한 하나님의 사랑을 처음으로 느끼며 전율했었다. 그러므로 가을은 곧 하나님의 사랑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고 시의 제목을 ‘가을사랑’이라고 붙여보았던 것이다. 그렇게 탄생된 시 ‘가을사랑’은 나에게 세상에서 ‘시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 하나를 더 얹어주었다. 그때 나의 기쁨은 너무나 컸었다. 그 기쁨은 그 동안 흘렸던 눈물만큼이나 진하고 감동적인 것이었다.

공식적으로 등단을 하고 ‘시인’이라는 이름을 얻기 전부터 나는 셀 수 없을 만큼의 시를 썼었다. 예민한 사춘기 시절부터 내가 내 삶을 그나마 놓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주신 감성과 시작(詩作)에 대한 열정 때문이기도 했었다. 나는 하나의 시어 속에 나의 절망과 눈물과 고통을 집어넣었고 그 시어들 속에서 간절히 하나님을 찾고 또 찾았다. 때때로 다윗이 하나님 앞에 토로하는 슬픈 시를 읊으며 마음이 정화되고 다시금 하나님 사랑을 새롭게 발견해 갔던 것처럼, 나도 나의 시에서 절규와 기도를 녹여내고 있었다. 

심리치료
 중에 ‘독서치료’라는 것이 있다. 그 중에서도 외국의 경우 ‘시 치료’가 널리 알려져 있다. 아름답고 영감에 찬 시 한 편이, 시린 영혼을 따뜻하게 감싸고 아픈 영혼을 치유하는 명약이 되기도 한다. 이것은 하나님의 일반적 은총 가운데 하나이기도 할 것이다. 운율과 음악이 내재된 시를 통해 영혼으로 교감하는 하나님의 음성과 사랑을 느끼기 때문이리라. 

나는 너무 가난했고 늘 아팠고 우울했으며, 잠시도 고통을 벗어버리지 못했었지만 마침내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었다. 그 여정에 나의 곁에 동행하고 벗이 되어 준 것이 바로 시(詩)이다. 시를 통해 나는 영혼의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맑은 영혼을 잃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러므로 시는 나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소중한 은총의 선물이었다. 나는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하나의 열매로 이 시 ‘가을사랑’을 하나님께 올려드렸다. 

갈잎들의 생채기에도 아파했던 가을은 하나님의 사랑 때문에 견고한 아름다움으로 피어났다. 세상이 나를 버렸다고 생각했던 절망감이 변하여 세상의 모든 하찮은 들풀까지도 나를 사랑하는 하나님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은 기적이었다!

이제 그 사랑이, 이 가을에 다시 온 땅 위에 충만해졌다. 나는 노래하고 또 노래한다. 하나님이 이루신 기적 자체인 나를 보며, 내가 발 딛고 서 있는 이 자리에서 현재에도 역사하시고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내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다하여 노래한다. 또한 아직도 나처럼 노래하지 못하고 울고 있는 사람들에게 비천한 나에게 이루셨던 하나님의 사랑의 역사를 증거하기 위하여 오늘도 뛰어다니고 있다. 

내가 비참한 내 개인사를 다 들추어 낸다 해도 부끄럽지 않은 것은 오직 하나, 하나님이 하신 놀라운 일들 때문이다. 그 놀라운 일들은 한 마디로 사랑의 힘이다. 하나님의 사랑의 힘, 그 사랑의 힘을 이 가을에 모두 느낄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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