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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죽고 싶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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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6-07-12 11:33 조회4,10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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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영재와 수재만 모인다는 카이스트대학교에 특강을 다녀왔습니다. 봄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교정은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얼마 전 카이스트대학교의 교정에서 일어났던 끔찍한 사건은 그새 봄의 정경 속으로 묻힌 듯 했습니다.  

 

강연하기 일주일 전에 자살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무관심해 보였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탐구하고 자살을 막자는 취지로 열린 강연에도 학생들의 호응은 크지 않았습니다. 지난 번 강연 주제였던 '자아상의 치유와 성공'이라는 주제보다 훨씬 외면당했습니다. 누구보다 성공에 대한 신화를 가지고 있는 명문대생들에게는 치유보다는, 성공이라는 주제가 더욱 필요한 듯 보였습니다.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은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이 있는 것 같았습니다. 불과 얼마 전, 한 학생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옥상에서 투신자살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마음 탐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그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작년에도 4명의 학생이 연달아 목숨을 버리는 사건의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는데, 또다시 한 학생이 목숨을 버렸음에도. 

 

몇 달 전, 명문대 학생의 우울증치유를 위한 심리상담을 하면서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죽고 싶니?" 

"네.... 죽고 싶어요. 살아야 할 이유를 못 찾겠어요." 

 

끊임없이 자살충동을 느끼는 원인에는 우울증과 같은 심리적 병이 어우러져 있으며, 이로 인해 학업 스트레스와 열등감, 장래에 대한 불안감이 더욱 증폭된 때문일 것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것은 자기 확신이 부족하기 때문이고 자아존중감이 바닥 난 때문일 것입니다. 명문대생들이 더 큰 열등감을 느낀다는 것이 아이러니이지만, 눈을 넓게 열지 못하고 편협하게 바로 옆과 앞만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표면적 이유 이면의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자랄 때의 가정환경이나 학우와의 관계 등, 심리기저가 허약한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시야를 넓히고 멀리 높게 보면, 분명히 길은 보입니다. 바로 옆의 학생이 자신의 경쟁자라고만 생각하는 한, 자신의 모습이 더욱 작게만 보일 것입니다. 바로 옆의 학생, 바로 옆의 그 누군가에게 꽂혀서 타인에게 내 꿈의 기준으로 삼는 한, 더욱 초라해진 자기자신만 남게 될 것입니다.  

 

"왜 그렇게 죽고 싶어하니?" 라는 질문에,  

"아니요. 이젠 살고 싶어요!" 라고 씩씩하게 대답하는 목소리를 듣고 싶습니다.  

그 명민하고 꽃같은 아이들이 다시는 목숨을 버리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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