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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마지막 눈물을 흘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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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6-07-12 11:27 조회3,7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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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고등학생 아이들의 자살 소식이 세밑에서 연이어 들려옵니다. 무시무시한 학교폭력에 고통당하다가 급기야 마지막 선택을 한 아이들. 그 아이들 때문에 올해의 마지막 눈물을 흘립니다. 


당신에게도 못다 흘린 남은 눈물이 있다면, 내년으로 미루어두지 말고 오늘 바로 흘리길 바랍니다. 남은 눈물을 흘리지 못하고 미루는 동안에 우리들 심리내부에서는 무서운 일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몇 주 전, 나도 모르게 왼쪽 새끼손가락 가운데가 깊게 패이는 상처를 입었습니다. 물에 손을 담그다 쓰라린 통증을 느낄 때까지는 상처가 난 줄 몰랐습니다. 손을 씻을 때도 세수를 할 때도, 건드려질 때마다 아픈 통증을 느끼자 비로소 소독약을 바르고 연고를 발랐습니다. 며칠이 지나자 딱지가 앉고 상처 부위는 줄어들었고 통증은 점점 사라졌습니다. 

놀라웠습니다. 상처는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기적처럼 낫고 있었습니다. 만약 통증을 느끼지 않았다면 소독약도 바르지 못했을 것이고, 상처는 점점 곪거나 더 심해졌겠지요.  

마음의 상처도 이와 같습니다. 상처가 나면 아픈 것을 느끼고 얼마나 깊게 패였는지 알아차려야 합니다. 아프지 않은 상처는 없습니다. 신체적인 상처든, 심리적인 상처든. 

아픈 것을 느끼지 않기 위해 몸부림칠수록 상처는 곪아갑니다. 순간적으로 아프더라도 그 상처를 정확하게 들여다보고, 인식하고, 깨달아야 치료약을 바를 수 있습니다. 그래야 나을 수 있습니다.  

심리적 병이 키워지고, 사람의 내면이 병들어가면 언젠가 문제는 반드시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마음이 착하고 여리고 감성적인 사람은 ‘자신을 스스로 죽이고 싶어하는 우울증’에 걸립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남을 아프지 않게 하려고 자신을 아프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성격이 강하고 다혈질적인 사람은 ‘분노를 폭발하는 우울증’에 걸립니다. 또는 다른 사람을 해치는 성격장애자가 됩니다.  

그 아이들, 중학생 하나를 자살로 내몰았던 서른아홉 번이나 폭력을 휘둘렀던 그 아이들의 심리 내면도 이와같이 깊이 병들어 있었을 것입니다. 그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당하는 아이의 고통에 귀 기울일 수 있었거나 그 아이의 눈물을 마음에 담을 수 있었다면 그들은 폭력을 중단하고 스스로 참회했을 것입니다.  

어느 순간, 양심이 마비된 것 같은 비열함과 파괴적인 폭력과 사악한 악마적 본성으로 물들어 조금의 자비심도 없이, 그렇게 한 아이를 죽을만큼 괴롭혔던 것입니다. 그 아이들의 사악한 행위 뒤에는 분명히 눈물을 억압하고 감정을 차단한 상처가 또아리를 틀고 있었을 것입니다.  

죽은 아이들이 흘리는 피가 꽁꽁 언 세밑의 강물을 적시며 흐르고 있습니다. 그 아이들의 남은 눈물을 우리 모두가 함께 흘리며 애도해야 할 것입니다.  

아, 그것은 우리모두의 잘못이기도 합니다.


또다시 이런 잔혹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또다른 이 땅의 가해자들의 마음도 열어 흘리지 못한 눈물을 흘릴수 있게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올해의 마지막 눈물을 당신과 나, 우리 모두가 또다시 흘릴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눈물이 새해의 희망과 치유를 길어 올릴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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