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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23-10-24 08:22 조회77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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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윤박사의 치유칼럼] 가을 감정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면서, 뜨겁던 공기도 가라앉고 열에 들떠있던 거리도 가라앉고 사람들의 표정도 차분히 가라앉고 있습니다.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견디는 동안 오지 않을 것 같은 계절이, 시의 언어를 담고 비와 함께 오고 있나보다,생각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한 사람들의 노력이 가을의 공기중에 가득합니다.
당신도 나도 지난 여름 수고가 많았겠지요?

수많은 방송 채널에서는 사람들의 건강과 행복해지기 위한 프로그램을 앞 다투어 방영하고 있고 몸에 좋은 음식, 건강해지기 위해 조심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의사들의 경고성 프로그램들,...
그런 내용들은 여전히 넘쳐납니다.

그러나 정말로 사람들은 행복해졌을까요.
즐겁고 행복해지기 위해 밀쳐두었던 우리의 감정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요? 거짓 행복감을 꾸미느라 에너지를 소진하며 오히려 더 심각한 부작용은 없을까요.
잠시 동안 TV에서 떠드는 소리에 정신이 팔려 깔깔 웃다가 금새 의기소침해져서 자신의 현실을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돌아볼 계절이 된 것입니다.

슬픔을 느끼지 않기 위해 억지 웃음과 억지 즐거움을 오래 가지면 심리적인 문제가 생깁니다.
슬픔은 슬픔으로 느껴져야 하고 흘려보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거짓 기쁨이 아닌 진정한 기쁨을 맞이할 수 있게 됩니다. 

살아가는 동안 늘 부딪히는 크고 작은 생채기와 상처들은 골목 어귀를 지나는 사람들의 표정에서 직관적으로 감지하게 됩니다.
그들의 표정 속에 무심히 흐르는 슬픔을 잡아내니 안스러운 마음 가득해집니다.

어떤 감정이던 나쁘지 않습니다. 슬픔이던 기쁨이던 외로움이던 행복이던 간에 나쁜 것은 없습니다.
인간 감정의 다양성은 그 감정들을 그대로 느끼고 드러내고 표현되어야 치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감정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억압해두면 그것들이 심리적 병증을 불러일으키고 정상적인 슬픔을 벗어나 ‘병적 슬픔’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병적 슬픔은 세상의 아름다운 것들을 잃어버리게 만듭니다!

슬픔아, 슬픔아!
괜찮으니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숨어있지 말고 흘러나와 내가 느낄 수 있게 해 줘...!,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그래야 당신 내면의 깊은 슬픔이 치유될 수 있습니다.

슬픔을 품고 있는 마음의 병들, 우울증, 불안증, 공황장애, 강박증, 편집증 등... 무수히 많은 마음의 병들이 낫기 위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슬픔은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처럼 천천히 흘러내립니다.
아주 천천히. 

슬픔이 슬픔에게 말을 걸도록 내버려둬야 슬픔이 기쁨에게도 말을 겁니다.
나는 매일 매 순간 슬픔을 느낍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그 슬픔이 나의 영혼을 정화하고 그 슬픔이 나의 욕심을 씻어내며 그 슬픔이 나를 성장하게 합니다.
마치 땅 밑 거름이 옥토를 만들 듯이 슬픔은 내게 소중한 성장의 자양분입니다. 

역설적으로, “나는 슬프지 않아!”라고 말하는 사람이 가장 슬프게 보입니다. 
슬프다고 말해도 됩니다. 거짓 웃음 대신 진실한 눈물을 흘려도 됩니다.
그래야 분노가 씻겨져 나가고 온유하고 따스한 기쁨이 햇살처럼 영혼에 흘러들어오게 됩니다.

슬픔 가득한 나도, 슬픔을 모르는 당신도, 이제 슬픔에게 말을 걸고 슬픔을 받아들이고 그리고 슬픔을 흘려보내야 합니다.
이 가을에 행복해지도록.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 심리상담학 박사
*치유와 따뜻한 동행 www.kclat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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