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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부부의 세계'에서 부서지는 자녀 구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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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20-04-28 13:47 조회2,2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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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윤박사 치유칼럼] 무너진 <부부의 세계>에서 부서지는 자녀 구하기

 

연일 화제가 되고 있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에서 지독하게 상처받는 아이가 유독 마음에 걸린다. 사람들은 왜 저 아이는 저렇게 행동하지?’ 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잘못은 아빠가 했는데 왜 엄마를 힘들게 하면서 아빠를 그리워하지? 왜 아빠와 함께 살기를 원하지?‘ 등 드라마 속 그 아이 캐릭터를 향해 불편한 속내를 내비친다.

 

부부의 세계에 심한 균열이 생기기 시작하자 아이의 심리는 부서져 내렸다. 부부의 문제는 자녀의 문제를 낳는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부모의 잘못으로 이혼하게 되는 상황을 자신의 잘못으로 돌려 자책한다. 그리고 가장 힘든 마음의 문제는, 양가감정에서 시작된다. 아빠가 미우면서도 그리워하는 것이다.

 

이 양가감정은 심리상담에서 가장 힘든 숙제다. 차라리 미워만 하고 원망하는 감정만 있으면 치유가 수월하다. 그러나 미움과 그리움, 증오와 애정이 공존하면 이 감정의 복잡한 흐름을 어찌할 줄 몰라서 과도하게 에너지를 쓰게 된다. 그래서 아이들은 쉽게 우울증에 걸린다.

 

이혼하지 않아도 마찬가지다. 이혼하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아이는 부모의 처절한 갈등 상황의 한복판에서 미친 듯이 흔들린다. 그러나 마침내 부모가 결별하게 되면 잠시 안도하지만 그 후 곧바로 찾아오는 양가감정에 엄청난 혼란을 느끼게 된다. 이혼하지 않고 계속해서 갈등을 겪고 있는 부모 밑에 자라는 아이는 더욱 큰 혼란에 직면한다.

 

딸들은 엄마의 불행한 모습을 닮아가고 아들은 아빠의 처참한 모습을 닮아간다. 자신의 부모와 다른 삶을 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성인이 되면서 어느새 자신의 부모와 똑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다는 사실을 직면하게 된다.

 

내가 상담했던 수많은 아이들도 똑같았다. 그 아이들 중 절반은 부모의 이혼을 바랐고, 절반은 이혼하지 않기를 바랐다. 그 차이는 주로 연령대에 의한 차이거나 혹은 부모의 갈등이 크고 작음에서 비롯된다.

 

아이들은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대부분 부모의 이혼을 바라지 않는다. 그러나 죽음의 위협이 계속 되는 상황이 지속되면 아이도 부모의 이혼을 바라게 된다. 위협자로부터 엄마가 자신을 구해내 같이 도망치기를 원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가 무기력한 엄마가 자신을 위기에서 구할 수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점점 더 확신하게 되면 극도의 우울 상태로 내려가 아무 것도 원하지 않는 무기력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상담실에 그런 상태로 찾아온 아이들이 많다. 너무나 불쌍해서 보기만 해도 눈물이 쏟아진다. 사람은 습관적인 존재다. 오래된 생각, 오래된 행동 패턴, 오래된 환경 속에서 그런 것들이 익숙해지면 원래의 아름다운 자아를 잃어버리고 익숙해진 습관을 따라 살게 된다. 그래서 부모의 결혼생활을 지켜본 자녀들은 부모의 행동을 답습하고 부모의 불행을 닮거나 행복한 모습을 닮게 된다.

 

가정폭력이 있던 가정에서 자란 사람들 중에는 가정폭력을 대물림하는 경우가 많다. 부모가 외도를 했던 부모 밑에 성장한 사람은 외도를 대물림 하는 경우도 많다. 아버지의 알콜 중독과 폭력 밑에 자란 아들이 자라서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도 흔히 볼 수 있는 사례다.

 

부모가 자신의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는 동안에 아이는 피투성이가 되고 만신창이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자신의 불행 때문에 자녀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큰 죄악 중에 하나다. 그런 부모가 나이 들어 늙으면 고통을 준 자식을 찾아가 책임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인 중에 부모와 인연을 끊은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 부모들은 자녀에게 마땅히 주어야 할 것들은 주지 않은 채 자녀의 효도만 맹목적으로 강요하는 극악무도하며 어리석은 사람들이다.

 

만약 자신이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다면 자신의 삶을 성찰하고 분석해보아야 한다. 그리고 자신의 부모의 삶과 닮아있다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개인상담이나 부부상담을 장기간 받아서라도 그 대물림에서 완전히 끊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자녀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상처를 주었더라도 부모의 통찰과 성장은 자녀의 상처를 금방 아물게 할 수 있다.

 

 

*한국목회상담협회 감독 / 심리상담학 박사

*치유와 따뜻한 동행 www.kclat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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