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안아주고 오다 > 강지윤 치유칼럼

본문 바로가기

커뮤니티

강지윤 치유칼럼



홈  >  커뮤니티  >  강지윤 치유칼럼

바다를 안아주고 오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8-08-31 13:14 조회2,943회 댓글0건

본문

[강지윤박사의 치유칼럼]  바다를 안아주고 오다

 

 

지독한 폭염이 조금씩 사라지는 여름의 끝자락에 드디어 바다로 향했다. 태풍이 온다는 소식을 듣고 조금 염려가 되었지만, 이 짧은 바다로의 여행을 포기할 수 없었다. 내가 바다로 가는 이유는 수없이 많지만, 한결같이 안아주는 바다의 품, 다정한 위로, 살아있는 생동감, 살아있음에 대한 감사…. 그런 마음들 때문이다.

 

바다를 한 번 보고 오면 복잡하게 얽힌 생각의 고리들이 풀리고 나를 좀먹는 불면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마음이 고요해지기 때문이다. 해안가에 하얗게 일어나는 포말이 일상에서 반복되는 갈등과 아픔을 대신 씻어주기 때문이다.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곳에 숙소를 잡고 오랫동안 바다를 보았다. 그리고 쨍쨍하던 햇살이 수긋할 때쯤 바닷가로 나가 뜨거운 발을 서늘한 바닷물에 담궈보았다. 내 아픔과 그들의 아픔이 내 발끝에서 바닷물과 함께 빠져나갈 때, 나는 느꼈다. 오늘은 내가 바다를 안아주고 있구나, 내가 안아주고 싶구나, 라고.

 

그리고 시 두 편을 건졌다. 현실이 아닌 시에서 내가 느꼈던 따스함을 독자들과 나누길 원한다. 그 따스함이 시적 언어로 재해석되어, 각자 자신의 시어가 되어 치유로 변화되길 원한다. 

외로우면 외로운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화가 나면 화가 나는 대로, 날 것 그대로의 자신의 마음을 바다에 기대어 울어볼 수 있길 원한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나의 가벼운 시어들이 당신을 위로할 수 있길 기원하며 시 두 편을 나눈다.

 

 

바다의 눈물/강지윤

 

 

바다의 눈물과 네 눈물은 닮았구나

아무리 퍼내도 줄어들질 않아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려보냈는지,

또다른 너희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고이고 고였는지

 

바다 안에 고인 네 슬픔을 본다

그 부드럽고 깊은 고요를 

쓰다듬고 또 쓰다듬으며

또다시 네 눈물을 기억해냈다

 

네 눈물 속에 스민

사랑과 이별과 번민과 그리움도

다 읽어냈다, 그래서 눈물은 아름다운 것.

세상의 모든 눈물은 아름답다

 

늘 그 자리에 서 있는 바다처럼.

 

 

 

 

 

바다를 안아주고 오다/강지윤

 

바다를 안아주고 왔다

언제나 한없이 주기만 하던 바다의 

푸르고 넓은 품을

이번엔 내가 안아주고 왔다

 

물결치는 바람이 

사랑스럽게 속삭여주었다

생채기난 마음 주름마다

푸른 약을 발라주었다

 

네가 그리워 찾아간 바다를

깊고 푸른 하늘을 품어 쓸쓸해보이는 바다를

마음놓고 안아주고 왔다

그보다 푸른 사랑이 없었다

그보다 깊은 사랑이 없었다

 

여름이 지나가고 또다시 계절이 지나가도 

나는 단 한번도 잊어본 적이 없다

언제나 한결같이 서 있는 그는

커다란 등과 가슴에 푸른 별이 가득 고인 채

언제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다를 안아주고 돌아오는 길,

내 등과 가슴에도 푸른 별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너도 나처럼 흘러내리고 있었다

 

 

 

  

 

    

*치유와 따뜻한 동행 www.kclatc.com

 

*치유와 사랑이 흐르는 유튜브방송 

<강지윤 박사의 쉬운 심리학> 

https://www.youtube.com/channel/UCSbkETiJMYXKlkHazq3mIMw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