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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고 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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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6-07-15 11:23 조회3,13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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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면 돼요. 그러면 이십 년 된 체증이 내려갈 것 같아요. 그 한 마디면 되는데….”
 
말끝을 흐리면서 눈물을 쏟고 있는 삼십대 중반의 여성은, 자기 안에 가둬놓았던 감정을 풀어내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체한 것처럼 명치끝이 딱딱하게 굳어져 있었고, 늘 피곤하고 기운이 없어서 많은 병원을 전전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가는 곳마다 신경성이라는 진단이 내려졌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미칠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억눌러 놓았던 감정들은 아무 느낌도 가질 수 없는 무감각증으로 변해 버렸고, 뭐라 말할 수 없는 답답함과 누군가에게 향하고 있는 막연한 분노감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 오랫동안 진행되어 왔다고 했습니다. 상담실을 들어오면서도 한동안은 자신의 감정을 느낄 수가 없다며 답답해 했습니다. 가끔 이유없는 눈물만 흘렸을 뿐, 도무지 자기 안의 감정을 알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깊은 치유가 이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의 분노의 근원지와 느껴지지 않았던 답답한 감정의 근원지가 어디인지 깨달았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에 대한 분노의 감정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크리스챤이었고, 자신의 감정을 죄악시 하면서 극도로 억압해 놓았기 때문에 그것이 무의식 속에서 들썩거릴 때마다 절망을 느꼈고 심한 죄책감도 동시에 느끼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버지는 제가 하는 모든 행동이 못마땅하셨나 봐요. 매일 큰 소리로 야단치고, 회초리를 들고 무섭게 때리셨어요. 그것이 아버지 방식의 사랑이었다고 해도, 어린 저는 아버지가 너무 무서웠고 항상 주눅이 들어 있었어요. 아버지에게서 사랑받는 느낌은 전혀 없었고, 저는 자라면서 점점 더 아버지를 미워했었던 것 같애요. 겉으로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아버지라는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길 간절히 원했고, 때로는 죽이고 싶었어요. 저런 아버지라면 필요없다는 생각도 많이 했구요….”

“지금 아버지는 연로하시고 병약한 모습으로 누워계세요. 저는 그 아버지가 싫어서 집에도 잘 내려가지 않아요. 이제 제 감정이 뭔지 알겠어요. 저는 아닌 척 하면서 극도로 아버지를 미워하고 있었어요. 그 미움이 분노가 되어 제 자신을 찌르고 있었던 것이군요….”

이 여성의 눈물은 두 시간 동안 이어졌습니다. 그 오랜 세월동안의 미움과 고통이 눈물을 타고 씻겨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버지에게 한 마디만 듣고 싶어요. 돌아가시기 전에, 저를 그렇게 때리신 거, 저한테 날마다 소리지르고 혹독하게 다루신 걸 미안하다고, 한마디만 해 주시면 좋겠어요. 그러면 얹혀있는 게 다 내려갈 것 같아요.”

통곡을 하면서 울고 있는 이 여성의 손을 잡아주면서, 아버지에게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표현하라고 과제를 내주었습니다. 자신의 진심을 그대로 아버지에게 전하면서 아버지의 그 한마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미리 연습을 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연로하고 기력이 없는 그 아버지를 찾아가 조용히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어린시절부터 자신이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절망스러웠는지, 어떤 슬픔 속에 지내왔는지, 서른이 넘은 지금까지도 끝나지 않은 고통 속에서 왜 이토록 몸부림치고 있는지, 조용하면서도 명확하게 자신의 심경을 펼쳐놓았습니다. 그러자 늙고 병약한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면서 딸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그리고,
 “얘야,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그 한 마디에 딸은 아버지의 목을 끌어안고 목놓아 울면서 서른 해를 이어온 고통을 내려놓기 시작했습니다. 
 
‘미안하다’는 한 마디로 인해 용서와 화해의 장이 열렸고, 충만한 치유의 빛을 열어 주었습니다. 미안하다고 말해 주세요. 그 말이 살인을 막을 수도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의 가슴을 더는 아프게 하지 마세요. 심적 고통을 받고 있는 자녀에게 달려가 지금 당장, 이렇게 말해 주세요.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구나….”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034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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