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영적 경청은 상대방의 말을 주의깊게 듣고 그가 느끼는 감정을 적절히 반영, 표현해주는 것으로 자녀의 닫힌 마음을 여는 데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부모는 어린이의 느낌에 대하여 반응하고 싶지만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반영적 경청은 노력과 연습이 필요한 하나의 기술입니다. 처음 실시해 보는 부모가 반영적 경청에 익숙한 부모처럼 잘 반응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부모가 자신에게 “내 아이의 느낌은 어떠한가?” 라고 질문한다면 반영적 경청 방법을 좀 더 빨리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대부분의 사람들이 내 마음을 있는 그대로 이해해주고 수용해주며 공감해주는 그 단 ‘한 사람’이 없어 그렇게도 많이 불행해하고 외로워합니다. 그 한 사람을 찾아 평생 헤매고 있는 사람도 많습니다. 한 사람의 진정한 ‘공감’이 갖는 힘은 매우 놀랍습니다. 이것은 필자가 오랜 상담자 역할을 하며 깊이 깨닫게 된 사실입니다. 이것은 오랜 세월 겹겹이 쌓인 분노를 녹이기도 하고, 슬픔을 걷어내기도 하고, 심한 긴장과 불안을 풀어주기도 합니다. 진정한 ‘공감’은 한 사람의 내면에 편안한 여백을 만들어내고,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시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까운 관계에서 ‘공감적 경청’은 매우 중요하며, 부모 자녀 간 역시 ‘공감적 경청’ 혹은 ‘반영적 경청’이 대화기술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기본 요소가 되는 것입니다.
통찰력과 분별력을 가진 공감적 경청자는 상대방의 내면 깊숙이 일어나는 현상을 재빨리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자녀와의 대화에 있어서 부모는 이러한 훌륭한 공감적 경청자가 되어야합니다. 그러면 자녀의 심층 내부에 도사린 문제들을 안전감을 가지고 끌어낼 수 있게 됩니다. 수용과 이해의 태도를 고수하며 공감하는 태도로 대화를 유도하면 자녀와 담을 쌓게 될 일이 없게 됩니다.
상담 중에 반영적 경청을 배웠던 한 어머니가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우리 선혜(가명)가 엄마에게 말을 하기 시작했어요. 뭘 물어도 말 한 마디 않던 애가. 아이가 하는 말이 다 이해는 안되었지만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들어주기 시작했어요. 그랬더니 조금씩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같았어요. 이제는 먼저 저한테 다가와서 말을 걸기도 해요. 그동안 방문을 걸어 잠그고 한 마디도 않던 애가 달라지고 있어서 요즘 같으면 살 것 같아요. 그동안 제가 잘못해서 애가 그렇게 됐는데도 애 탓만 했어요. 더 노력해야지요.
어린 자녀들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지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부모가 항상 ‘나는 너의 말을 듣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냄으로써 자녀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게 되면 의사소통이 원활해져서 가족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가정이 됩니다.
반영적 경청법은 원리가 간단하지만 기적 같은 효과가 나타난 사례가 무수히 많습니다. 부모가 자녀의 말을 끝까지 잘 경청해 주면, 자녀들도 부모가 보낸 메시지를 잘 경청하게 됩니다. 부모들이 반영적 경청으로 자녀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면, 자녀들 또한 부모의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되어, 감정은 나쁘거나 무서운 것이 아니라 우호적이라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반면에 반영적 경청을 하지 못하면 자녀들은 어릴 때부터 감정을 억압하고 드러내지 않으려 하고 그러한 태도는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과의 대인관계를 어렵게 만듭니다.
부모들은 대부분 자녀들이 무엇 때문에 괴로워하는지 알지도 못한 채 자녀들을 도와주려고 성급하게 뛰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표면에 드러난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게 되어 문제 해결에 이르지 못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녀들에게 그들을 괴롭히는 진정한 문제를 말할 기회도 주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나 반영적 경청법을 배워 사용하면 그들을 괴롭히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말할 기회를 제공함은 물론 자녀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진하게 됩니다.

   강선영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