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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없이 말하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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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6-07-15 11:19 조회2,78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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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는 5학년이 된 아들아이가 옆집에 사는 한 살 많은 6학년 형이 자꾸만 때린다고 울먹이면서 말했습니다. 왜 맞았니? 라고 묻자, 그냥 개긴다고 때렸다는 겁니다. 그래서 개기지 마, 니가 개기니까 맞았지, 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습니다. 억울하고 분해하던 아이도 시간이 지나면서 풀렸지만, 그런 일이 두세 번 더 있고 나서, 어느 토요일 오후에 아이가 또 울면서 뛰어 들어오더니, 서럽게 눈물을 찍어내면서, 그 형이 또 때렸어. 막 욕도 하고, 주먹으로 내 머릴 마구 쳤어. 하면서 우는 것입니다.이제 더는 안 되겠다 싶어 아이를 앞장세우고 옆집으로 갔습니다. 엄마가 다 해결해 줄께, 라고 말했지만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으로 아이는 마지못해 옆집 마당까지 가더니 우뚝 서버렸고, 저는 옆집 아이를 불러내어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솔직히 좀 화가 났지만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물었습니다.
“예준이를 때렸니?”
“네…”
“왜 때렸는지 설명해 줄래?”
“있잖아요. 예준이가요, 제 말을 안듣구요. 자꾸 개기구요. 자꾸 제가 하자는 대로 안하구요…” 
옆집 아이의 말이 장황하게 이어졌습니다. 한참동안 옆집 아이의 억울한듯한 하소연과 때릴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다 들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이렇게 말했지요.
“음, 네가 예준이 때문에 화가 났다는 말이구나. 충분히 이해하겠어. 그런데, 너는 혹시 화가 날 때마다 때려서 해결하게 되니?”
그 말에 그 아이는 화들짝 놀라면서 순간적으로 “아니요!”라고 비명을 지르듯이 말했습니다. 아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질문이었기 때문에 당황했을 것입니다.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너는 혹시 다른 아이들이나 사람들이 너를 화나게 하면 꼭 때려서 해결하게 되니?
“아니요…”
“그럼 다른 아이들이 너를 화나게 했을 때는 절대로 때리지는 않는단 말이지?”
(자신없는 목소리로) “네…”
“아, 그럼 예준이만 예외가 되겠네. 예준이에게만 주먹으로 때리는 거는…”
(머리를 푹 숙이고 침묵) “…”
“화가 날 때마다 때려서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니?”
(잠시 생각하다가) “안된다고 생각해요.”
“아, 너도 그 방법이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구나.”
“네…”
“그럼 앞으로 예준이가 또 화를 나게 해도 때리지는 않겠구나.”
“네…”
“정말? 때리지 않겠다는 말이지?”
“네.”
“앞으로 같이 놀다보면 또 기분이 상하는 일이 있을텐데 그땐 어떻게 하지?”
“안 때리고 말로 해야죠.”
“오, 그래 말로 하면 되겠구나.”
“네…”
“혹시 말로 해서도 안 되면 그땐 때리지 말고 나한테 말해줄 수 있겠니?”
“네.”
“그럼 이제 화해할 수 있지?”
그렇게 두 아이는 악수를 했고, 화해를 했습니다. 그리고 몇 주가 지나는 동안 ‘옆집 형아’는 한 번도 우리 아이를 때리지 않았고, 함께 배드민턴을 치거나 야구놀이를 하면서 즐겁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자기 아이가 맞았다는데 기분 좋을 부모는 없습니다. 아이를 위한다는 생각으로 보복을 해주고 싶기도 합니다. 아이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만일 주먹으로 세게 얻어맞고 울고 있는 자기 자식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옆집으로 달려가 씩씩거리며 그 아이를 야단치거나 한 대 때려주었다면 그 집 엄마가 나와서 왜 우리 애를 때리냐고 했을 것이고, 그러면 정말 어른 싸움으로 확대되었을 것입니다.
조금만 말하는 기술을 익히면 됩니다. 아니, 조금만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면 됩니다. 우리는 자신의 감정에 대해, 상대를 비난하는 태도를 중지한 채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습니다. 언제나 우리의 화난 감정은 상대를 비난하거나 무시하거나 경멸하는 뉘앙스를 띄며 표현됩니다. 그러면 그 말이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로 새겨지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부모 자녀 사이에 간격이 멀어지고, 부부 사이에 깊은 오해가 생겨 이혼의 위기를 맞기도 하는 것이지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어느 때나 주님이 말씀하신 ‘지혜’를 담은 언어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http://www.christiantoday.co.kr/view.htm?id=20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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