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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를 찾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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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6-07-15 11:19 조회2,68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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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애를 찾기 위하여 

산과 인접한 우리 집 마당에는 각양 텃새들이 모여들어 한낮의 따스한 햇볕 속에 마당에 떨어져 있을지도 모르는 모이를 열심히 찾는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방울새, 참새, 까치, 곤줄박이, 쇠박새, 등 이름을 모르는 텃새들도 날아듭니다. 가끔 한가로운 주말 오후에 거실에서 마당을 내려다보면서 작은 새들의 먹이찾기 행진을 보며 나도 모르게 미소를 가득 지을 때가 있습니다. 

하루는 마당 가장자리에 자리 잡은 사철나무 이파리 속에 작은 새둥지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습니다. 작은 새둥지 속에는 이제 막 부화된 듯한 아기 새들이 입을 있는 대로 벌리고 짹짹거리고 있었습니다. 한 마리, 두 마리, 아, 다섯 마리의 아기 새들이 진녹색의 이파리에 감춰진 채 비밀스럽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도시에서 자란 아들아이는 신기하다며 계속 들여다보고, 저는 그 아기 새들이 다칠까봐 내심 걱정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다짐을 했지요. 절대로 이웃집 아이들에게 자랑해서는 안 된다고.
어느 날 밤, 비바람이 심하게 흩뿌리고 천둥이 무섭게 치는데, 아기 새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우산을 쓰고 랜턴을 비추며 아기 새가 있는 나무를 비추었더니, 나뭇가지들이 휘어진 채 새둥지가 그대로 드러나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너무나 놀라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서 버렸습니다. 어미 새가 작은 날개 두 개를 있는 대로 펼치고 아기 새를 비바람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작은 어미 새의 불안한 눈동자와 고갯짓이 너무 안쓰러웠습니다. 그러면서도 둥지를 벗어나지 못하고 새끼들을 필사적으로 보호하려는 몸짓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인간에게 들킨 천둥치는 밤, 비를 흠뻑 맞으며 지독한 공포 속에서도 둥지를 떠나지 못하는 놀라운 모성애를 지켜보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그 작은 어미 새는 둥지 위에 날개를 가득 펼친 채 그 자세 그대로, 그날 밤을 지새웠을 것입니다.
그 모습을 눈물겹게 지켜보면서, 나는 아픔 때문에 몸부림치는 내담자들의 얼굴을 떠올렸고, 새만도 못한 부모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부모들의 반복되는 언어와 행동 때문에, 누군가는 만성 우울증 환자가 되었고, 누군가는 자살 시도를 반복적으로 하고 있고, 누군가는 가슴에 비수가 꽂힌 채 살아가고 있고, 누군가는 분노로 자신의 전존재를 잠식당하고 있고, 또 누군가는 죽지 못해 살고 있는데, 그들의 부모는 작은 날갯짓으로 목숨 걸고 새끼들을 보호하려는 저 작은 텃새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성애는 하나님이 모든 여성에게 그냥 주신 선물입니다. 그 모성애의 본능을 짐승들도 가지고 있는데, 사람은 모성애의 본능마저 허물어질 만큼의 깊은 상처를 받아 자기 자식의 가슴을 도려내고 있는지도 모르고, 계속 다그치고 허물을 들춰내고 질시하고 비난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모든 엄마들이 이 본능을 되찾으려면 자신의 상처가 치유되어야겠지요. 그래야 자식의 진정한 모습이 보일 것입니다. 자식이 다 죽어가고 있는데도 상담실에 오기를 거부하는 엄마 아빠들도 있습니다. 조금만 도와달라는 상담자의 목소리를 외면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도무지 알지 못합니다.
다시 회복하여, 자녀를 향한 사랑을 다시 찾아내어, 자녀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그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줄 모성애 가득한 엄마들이 필요합니다. 이런 엄마들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자기자식을 실제로 살해하는 일조차 종종 일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풍성한 모성애로 다시 회복하여 자녀들의 비바람과 천둥을 막아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자녀들이 남몰래 흘리는 눈물을 발견하고 닦아주는 부모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강선영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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