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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의 내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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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6-07-15 11:18 조회2,9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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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렇게 마음이 아픈 사람이었군요.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그걸 모르고 살았네요. 그때, 초등학교 시절에, 부모님이 매일 싸우는 소리와 뭔가 부서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밤새 책상 밑에 쪼그리고 앉아 덜덜 떨고 있었던 제가 보이네요. 그랬네요. 그래서 제가 그토록 불안하고 뭔가에 쫓기듯 살았군요. 정말 불쌍한 제가 제 속에 있었는데, 저는 그걸 인정하기 싫어했나봐요. 그래서 더 신경질적이고 잘 토라지고, 우울해지고.......”
이렇게 자라나서 늘 조그만 소리에도 놀라고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겪는 자매의 이야기는 제 마음을 몹시 슬프게 했습니다. 자신의 나약한 모습에 스스로 실망하기도 하고, 자신의 불안을 어찌할 수 없어서 늘 사람을 피하거나 상황을 제대로 직면하고 지혜롭게 풀어가지 못하는 모습이 계속해서 자신을 피폐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가면서 극심한 우울증 증세를 겪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불안한 것은, 어린 시절에 경험한 불안의 기억이 잠재되어 있다가 비슷한 불안 상황을 야기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불안이 치밀어 오르게 됩니다. 작은 아이였을 때 우리는 부모라는 거대한 존재에 의존해서 살아가게 됩니다. 이때 부모는 거인과도 같은 완벽한 모습으로 어린아이의 마음에 각인됩니다. 그러나 그 부모의 부정적인 모습과 화를 내거나 폭력적인 모습은 엄청난 두려움으로 아이에게 새겨지고, 부모의 이중적인 모습에 심한 혼란을 겪게 됩니다.
불안의 이면에 매달린 분노는 이러한 불안을 억누르기 위한 방어기제이지만 이 병리적 분노는 또다시 불안을 키웁니다. 이것이 사소한 부모의 어떤 행동들이 반복적으로 아이의 마음 깊은 곳에 불안을 쌓아놓은 결과라는 사실이 너무나 슬픈 현실입니다. 부모의 행동 하나 하나가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지대합니다. 부모의 말투, 눈빛, 몸짓, 언어습관, 행동 패턴 등은 아이에게 그대로 답습되어 내면화되기도 하지만, 가장 무서운 것은 부정적 영향이나 파괴적 양상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계속해서 아이를 억압하면 아이는 갈 곳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 초등학생이 자살하는 사건이 종종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부모의 기준을 아이에게 주입시키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부모의 기준에 따라 심한 체벌을 하는 것도 아이의 영혼을 파괴합니다. 부모 자신도 완벽한 존재가 아닙니다. 그런데 늘 아이에게는 완벽을 요구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모순된 행동입니다.
우리가 아주 아기였을 때부터 겪었을 무수한 불안과 깜짝 놀람과 두려움과 무서운 기억들은 망령처럼 그대로 살아서 현재의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칩니다. 그러므로 더 이상 자신의 아이들에게까지 이 불안이 이어지지 않도록 힘을 다해 노력해야 합니다. 더 이상 상처받는 영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강선영 박사님 칼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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