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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란노 아버지학교 인터뷰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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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작성일17-01-09 20:39 조회2,88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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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영박사님의 두란노 아버지학교 월간지 인터뷰 기사입니다.
읽어보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아래 사이트 주소를 클릭하시면 원본을 읽으실 수 있습니다.

http://www.father.or.kr/board/read.action?id=zine&sm=060300&no=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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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은 어디로 갔을까?
작성자 강화영 작성일시 2016-12-23 17:53:38.0 조회수 543 연월 201612
 

 

눈물은 어디로 갔을까?

강선영 | 한국상담심리치료센터 대표
취재 글 강화영 / 사진 김승범



‘강해야 살아남는다’는 생각이 만연해서 솔직한 감정을 드러내기 힘들어졌다. 그래서 가슴 이 막히고 눈물이 차올라도 ‘절대 약해지지 않겠다, 약해 보이고 싶지 않다’며 허다한 눈물 을 억누르고 산다. 그때 흘리지 못한 눈물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우는 사람의 눈물은 저마 다 다양한 사연과 감정, 의미를 담고 있다. 강선영 박사는 눈물이야말로, 억압해두었던 무수 한 감정의 실타래를 풀고 상처를 치유하는 치료제라 말한다.

억압된 눈물은 분노가 된다
한국 남성들 대부분 눈물을 나약한 것으로 여기고 강박적으로 참아낸다. 어려서부터 ‘사내자식이 그깟 일로 울어, 뚝 그쳐!’ ‘그만한 일로 질질 짜지마’ ‘울면 지는 거다’라는 말로 억압당하면서, 눈물을 차단하는 습관이 배고 말았다.
눈물은 ‘상한 감정의 표출’이다. 눈물의 억압은 곧 감정의 억압이다. 습관적으로 누른 외로움, 슬픔 같은 감정이 눈물로 풀리지 못하면 마음속에 숨어 있다가 어느 순간 불안과 분노로 표출된다. 불안과 분노는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다. 화를 잘 내는 아버지를 둔 아이는 아버지의 분노를 계속 맞닥뜨리고 끊임없이 상처받는다. 그런데 눈물마저 흘리지 못하게 하면 슬픔, 공포를 해소하지 못해서 불안과 두려움이 어마어마하게 커진다. 이로 인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나 집중력 저하,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등을 보인다. 불안이 계속 쌓이는 만큼 분노도 자란다. 불안이 큰 사람은 누군가 나를 비난하고 무시할까 봐 다른 사람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해서 내면이 위태롭다. 자신을 건드리는 조그마한 자극에도 분노가 폭발한다.
눈물을 흘려 감정을 드러내면 치유되지만, 화내거나 소리 지르는 분노로 표출하면 상황이 악화된다. 원래 있던 불안은 증폭되고 또 다른 불안이 만들어지며, 분노하는 자신에 대한 자책까지 더해진다. 억압된 눈물이 만든 불안과 분노는 결국 자기를 찌르고 곁에 있는 사람을 찌른다.

눈물의 물꼬를 트는 핵심감정
우리나라는 분노조절장애를 겪는 사람이 많다. 이는 눈물의 억압과 매우 밀접하다. 억울한 일을 겪으며 쌓인 화를 삭이지 못해 생긴 ‘화병’이란 말이 있을 만큼 한국인들은 감정을 숨긴다. 특히 “나는 욱하는 성격이지만, 뒤끝은 없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은데 ‘욱하는 성격’은 없다. 무의식 속에 눌러둔 감정이 상처로 남아 분노로 터지는 것 뿐이다.
해소하지 못한 감정은 ‘기억’이라는 형태로 심연에 저장되는데, 기억을 떠올리는 자극을 접하면 순식간에 그 감정이 마음을 채운다. 외로움, 경쟁심, 열등감, 두려움, 억울함, 무기력, 허무, 소외 등을 핵심감정이라 한다. 마음속에서 자기를 이끌어온 핵심감정은 선택의 기준이 되고 문제와 고통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습관처럼 반복하는 실패와 실수, 문제행동, 대인 갈등의 중심에 이 핵심감정이 있다. ‘억압’이라는 방어기제로 눌러둔 핵심감정과 대면할 때 눈물이 터져 나온다. 눈물을 흘리면서 자기 상처를 인지하는데, 이 과정을 거부하는 사람도 많지만 핵심감정을 알고 울 때 비로소 마음이 회복된다. 심리치료 내담자 중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치유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상담을 시작하면서 내담자는 자기 문제에서 생긴 감정을 이야기하면서 점차 자기 감정을 인식하고 인정한다. 그러다가 눈물을 터트리는데 바로 자신의 ‘핵심감정’을 만날 때다.
내 안에 아픔과 상처가 얼마나 많은지 깨닫고 나면 인식의 틀도 바뀐다. 나의 분노는 정당하다고 합리화했다가, 불필요할 정도로 성낸 것을 인정하게 된다. 그리고 나의 지나친 분노 때문에 고통 겪는 이를 살필 만큼 여유로워진다. 길든 짧든 누구나 억눌린 감정이 눈물로 해소되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

날마다 그날만큼 눈물이 생긴다
해묵은 감정을 풀어냈다고 해도, 하루하루 살다보면 다시 하루치의 상처가 쌓이고 그만큼의 눈물이 생긴다. 상처받은 감정을 해소해야 하는데, 이를 내버려두면 암처럼 자라 내 안에서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나는 이를 ‘심리 암’이라고 명명했다.
한 조사에서 중년 남녀 우울증 비율은 여성이 훨씬 높은데 자살률은 남성이 훨씬 높다고 드러났다. 여성은 자신의 감정에 이상이 생기면 비교적 빨리 알아차리고 해결책을 찾지만, 남성은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고 방치하다가 자살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성들은 더 자주 울어야 한다. 눈물을 흘리지 못하면 슬픔이 쌓여서 심리적 암이 되고, 극단적 선택을 하는 상황에 내몰릴 수도 있다.
우리는 상처받을 수밖에 없다. 넘어져서 울까 말까 눈치 봤다면 이제 당당하게 울자. 어릴 때는 몸이 넘어졌지만 어른이 되면 마음이 넘어진다. 나 역시 넘어질 수 있는 존재라고 인정하고, 넘어지면 아프다는 것도 인정하자.

울어야 공감할 수 있다
눈물을 흘리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이 울면 보기 싫어한다. 상대방의 눈물이 자기 안에 흘리지 못한 눈물, 감정을 자꾸 건드려서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아내가 슬퍼하거나 자녀가 칭얼대면 울지 말라고 소리치거나 비난하고 짜증을 낸다. 타인의 슬픔을 보고 눈물 한 방울 못 흘리는 사람은 그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그 고통 역시 안 보인다.
그러나 묵은 아픔이 치유되면 상처를 직면할 힘이 생기고, 같은 아픔을 겪는 사람에게 진실한 위로를 건넬 수 있다. 내 감정과 아픔을 볼 수 있어야 타인의 감정이 보이고 아픔에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면의 감정, 상처를 직면할 때 치유자로 가는 첫걸음이 시작된다.

더 울어도 돼
누군가 울고 있을 때 어깨를 토닥이면서 ‘울지 마’ 하거나 ‘이제 절대로 울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녀가 울면 우선 충분히 울도록 해주자. “슬프고 아프고 힘들 때는 언제나 울어도 돼, 울면서 그 감정을 해소하면 도움될 거야, 남자고 여자고 다 울어도 돼, 인간은 다 우는 거야”라고 말해주면 좋겠다.
반대로 부모님이 우시면 어떻게 할까? 과도하게 안쓰러워하거나 나 때문이라고 자책하거나, 더 잘해드려야 한다고 부담스러워하지 말자. 드디어 저변의 감정을 풀어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자. 아무 말 없이 손잡아 드리거나 같이 울어도 괜찮다. 휴지를 건넬 때 혹여 눈물을 그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감정이 막힐 수 있으니 끝까지 해소하시도록 “더 우셔도 돼요. 많이 우세요”라고 표현한다. 부모가 자식 앞에서 우는 것은 절대 체면 깎이는 일도 아니고 자존심 상할 일도 아니다. 자녀가 성인이 되면 역할이 바뀌어 부모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눈물은 다 옳다
우리 사회가 맘껏 울 수 있도록 변해야 한다. 답답하고 화가 나고 짜증이 날 때 흘리는 눈물은 상처를 푸는 치료제다. 슬픈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감동적인 노래를 들으며 흘리는 눈물도 치유의 효과가 있다. 영화, 드라마, 책, 음악, 그림에서 느끼는 감정들은 내 안에 숨겨진 묵은 슬픔을 건드리고, 눈물을 흘리면서 치유된다. 눈물 나게 행복하고 눈물 나게 기쁠 때도 마찬가지다. 행복과 기쁨의 이면에는 눈물 나게 슬프고 힘들고 아팠던 때가 있을 텐데, 그때 받은 상처에서 나오는 눈물이기 때문이다.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셀 수 없이 많은 감정과 만나고, 새로운 눈물이 생긴다. 고로 상한 감정을 치료하는 일은 평생에 걸쳐 해야 한다. 슬프고 외롭고 기쁘고 벅차고 행복할 때 흘리는 눈물은 나도 모르게 만들어진 상처를 치유하는 약이다. 눈물은 다 옳다. 반드시 흘려야 한다. 오늘 꼭꼭 숨겨둔 당신의 눈물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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